준비 단계에서의 계획 세우기
1회독 끝내기
우리는 메타인지, 동기 부여, 공부 환경, 목표 세우기 등 공부를 잘하기 위한 여러 조건을 살펴봤습니다. 이것들을 토대로 공부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는 공부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할 차례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할 일은 1회독 끝내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이론이 처음 배우는 것들이고, 아직 각각의 이론 간에 유기적인 관계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한 단원씩 공부해 나가는 것도 벅찹니다. 어떤 부분은 쉽게 내용이 이해되기도 하나 많은 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렵게 하나를 암기했다고 하더라도 다음 단원으로 자연스레 이어지지 않고, 힘들게 외운 것조차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잘 파악되지 않습니다. 그런 상태로 계속 강의를 듣고 열심히 복습해도 지나고 나면 내가 공부한 것은 다 어디로 갔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부 초기에 이런 현상은 매우 당연한 것입니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은 것처럼 겨우 한 번의 강의를 듣는 것으로 모든 내용이 착착 정리될 수 없습니다. 당연히 내용에 구멍이 생기고 어떤 것을 배운 것인지조차 가물가물하게 됩니다. 그래도 우린 가장 먼저 전체 1회독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당장 어제 외운 것이 생각나지 않더라도 불안해하지 않길 바랍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 공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숲속에서는 숲 전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숲을 가로질러 나와야 숲 전체가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비록 각각의 이론을 배우고 익히는 것조차 버거울지라도 일단 1회독을 끝내고 나면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2회독, 3회독으로 나아갈 때의 이해력과 속도는 처음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배운 것을 착실히 복습하고 암기하되 기억나지 않는 부분에 연연하지 말고 1회독을 완료하는 데 집중해 봅시다.
이게 과연 머릿속에 남을까?하고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공부합시다. 전체적으로 한 번 배우고 나서 배운 것을 착실히 복습하는 과정을 거치면, 다시 강의를 듣거나 공부할 때 처음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일단 1회독을 시도합시다.
할 수 있는 만큼의 하루 공부량 정하기
공부 시작 초기에는 배운 것을 복습하면서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공부 진도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아는 것도 별로 없어서 실질적으로 공부하는 양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반면, 의욕은 넘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듯한 계획을 세우기 쉽습니다. 초등학교 때 쉬는 시간 하나 없이 식사,공부,놀기,잠을 빼곡히 채운 생활계획표처럼, 4시간을 오롯이 집중해야 달성할 수 있는 계획표 말입니다.
이 시기에는 집중력이나 이해도, 암기력, 몸 상태, 퇴근 후 일정, 그리고 내가 할 동안 얼마만큼의 공부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내 공부 의욕보다 조금 적게 공부량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적은 양이라도 확실하게 내가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계획에 넣고 그것을 실행해봅시다.
얼마나 많이 공부했는가 하는 것보다는 계획한 양을 끝냈다는 성취감을 가지는 것이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성취감을 바탕으로 나의 공부 기준선이 생기고, 그걸 바탕으로 공부량도 조금씩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내 몸 상태나 공부 집중도, 그리고 업무 일정에 따라 양을 조절하는 능력도 생깁니다.
시간과 몸은 안 따라주는데 의욕만 앞서서 처음부터 무리했다가는 쌓여가는 밀린 공부에 질려 목표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는 무리한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합격을 위해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몸에 탈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니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만큼만 공부 계획에 넣고 실행해봅시다. 단, 아주 조금의 양일지라도 계획한 것만큼은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봅시다. 작은 목표도 반복해서 성공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더 큰 목표를 이루는 데 큰 자산이 됩니다.
오직 자습만이 답
수험 생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헤쳐나가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변에 같은 공부를 한 사람이 있어서 각종 자료와 노하우를 전수 받았거나, 나름의 조사 결과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사람이라면 학원 강의는 아예 배제하고 시작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실제로 독학으로 합격이 가능한 시험이 꽤 많습니다.
준비하려는 시험이 자신의 업무 혹은 전공과 많은 부분 겹쳐서 과년도 문제를 통해 시험 유형을 익히고 문제 풀이에만 집중해도 합격이 가능하거나 시험 특성상 학원에서 배워야 할 만큼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학창 시절부터 혼자서 공부해오던 습관이 자기 주도 학습으로 발전하여 독학을 선택하게 된 경우, 그리고 이미 학원 수업을 다 들은 상태에서 시험에 연달아 떨어지고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 등 혼자서 공부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물론 계획 세우기는 필요합니다. 오히려 외부의 강제력이 전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더욱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 나 스스로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시험이지만 업무, 전공과 많은 부분이 겹쳐 난이도가 낮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기본서나 기출문제집 분량을 시험일 일주일 전까지 전체를 최소 두 번 이상은 볼 수 있도록 계획합니다. 또는 학원의 진도표를 참고하여 그 일정에 맞춰 혼자 공부해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쉽게 떨어진 시험의 경우에는 기출문제집을 새로 구입하여 위의 과정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풀어봐야 합니다. 기존 문제집 반복으로는 다 안다는 착각에 무너지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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