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단계에서 계획 세우기
공부의 단계별로 계획 세우기를 나누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와 공부에 속도가 붙었을 때는 접근부터가 다릅니다. 처음 접하는 이론을 복습할 때는 최대한 '1회독 완료'에 목표를 두고, 공부 시간보다 개념 이해에 초점을 맞춥니다. 일단 전체를 한 번이라도 보고 나서야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 내가 자신 있는 분야, 잘 외워지는 단원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와 함께 기본적인 노트 정리가 완성되면 도약하기 위한 세팅이 끝납니다. 그리고 2회독을 시작하면 이해하는 과정은 끝났다고 보고 본격적인 암기에 들어갑니다.
이론들을 우선순위별로 분류하여 더 중요한 것부터 더 빨리, 더 확실하게 암기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해와 적응의 시기였던 준비 단계를 거쳐 본격적으로 암기에 들어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공부 계획도 이전과는 달라야 합니다. 같은 4시간을 공부하더라도 공부량은 훨씬 많아져야 하고 시간 관리는 더 철저해야 합니다.
도약 단계의 계획과 실행
분류
보통 어떤 시험이든 공부해야 하는 과목은 최소 2과목 이상입니다. 평균적으로는 4과목, 많게는 6~7과목까지 공부해야 하는 시험도 있습니다. 과목 중에서도 시험마다 특히 더 중요한 과목이 있게 마련이고, 유난히 어려운 과목이나 암기가 잘 안 되는 과목, 나에게 익숙한 과목 등 각자의 기준에 따라 과목들이 분류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할 부분은 '시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입니다. 예를 들어 기술사 시험은 1차가 주관식 서술형 시험으로, 전 과목 전 범위를 통틀어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과목당 몇 문제씩'이란 기준 자체가 없다 보니 지금까지의 기출문제를 분석하여 중요도를 판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이론 강의와 동시에 그 이론의 중요도를 알려주면, 그 중에서도 더 중요한 이론을 별표 개수로 다시 한번 분류하여 우선순위를 매겼고, 서브 노트를 정리할 때도 중요도를 함께 표시했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공부할 때 중요한 내용부터 우선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내용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론은 저절로 여러 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목마다 똑같이 40점의 과락 점수가 있고 평균 60점 이상 이면 합격하는 객관식 시험이라면 다른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때는 자신 있는 과목과 자신 없는 과목으로 나눠야 합니다. 어렵거나 쉬운 과목에 상관없이 똑같은 점수가 배분되는 시험이라면, 잘하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점수를 더 얻고, 못하는 과목은 좀 여유 있게 공부하여 최종적인 합격 점수를 만들어 낼 계획을 세웁니다.
주관식 시험이라면 출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순서대로 객관식 시험이라면 가장 자신 있는 과목 순서대로 시험 과목을 분류해봅시다.
배치
객관식과 주관식 시험별로 과목에 대한 우선순위를 분류했다면, 다음으로는 과목별로 공부계획을 세워봅시다.
먼저 평일에 공부할 양을 정합니다. 이 시기 또한 준비 단계와 마찬 가지로 일주일씩 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면서 나의 적정 공부량을 알아가야 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기본적인 공부량을 준비 단계 시기의 1.5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낯선 개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끝났다고 보고 이제는 더 많이 외울 일만 남았습니다. 노트를 정리하는 시간이나 처음 보는 이론을 이해하는 데 사용했던 시간을 모두 암기하는 데 쓸 수 있으니, 준비 단계보다 공부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과목이나 챕터에 따라 자신 있는 부분들이 생기다 보면, 많게는 준비 단계의 3배까지도 공부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기본 공부 시간은 여전히 평일은 하루에 4시간, 주말은 오전 오후 저녁 각 4시간씩, 하루에 총 12시간입니다.(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직장인이 만들 수 있는 최대 공부 시간을 뜻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소 한 번은 저녁 약속이 있다고 보고, 아예 처음부터 평일 공부 시간을 4일로 잡을 수도 있습니다. 회식이나 업무로 인한 저녁 약속이 자주 있는 회사라면 3일로 잡아도 좋습니다.
공부해야 할 내용을 배치할 때에는, 평일엔 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과목과 이론들을, 주말에는 긴 시간이 걸려야 암기가 가능한 과목들을 우선적으로 배치합니다. 암기하기 어려운 이론을 평일 4시간 안에 다 외워보겠다고 했다가 계획한 만큼 다 못 끝내게 되면, 다음 날 공부를 시작할 때 그 이론의 처음 부분이나 그것과 연관된 큰 범주의 이론 부분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합니다. 과년도 문제 풀이처럼 각 문제가 독립적이어서 어디서 끊든 상관없는 공부가 아니라면, 한 단원, 최소한 하나의 이론 설명과 그 활용까지는 묶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기 바랍니다. 그래야 흐름이 끊기지 않아 암기도 수월합니다.
계획의 목표
계획을 세워 공부할 때는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무조건 완료를 목표로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 단계에서 1회독 완료를 목표로 한 것도, 그렇게 해놔야만 도약 단계로 올라와 2, 3회독 복습이 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공부 계획을 세워서 그에 맞게 공부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다른 유혹에 내 시간을 내어줘선 안 됩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와 같은 핑계들을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공부는 정신이 맑을 때나 피곤할 때나 한결같이 하는 것입니다.
있던 약속도 취소하면서 공부해야 할 시기에 약속을 이유로 공부를 미루면 나의 합격도 저만치 멀어져 갑니다.
도약 단계에서의 계획은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이' 공부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전업 수험생이 아니라면 만들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공부를 더 많이 하기 위해서는 효율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효율은 전체적인 개념을 이해한 1회독이 끝나고, 2회독에 들어선 후에야 조금씩 올라갑니다. 스스로의 힘을 믿고, 시간의 힘을 믿으면서 매일매일 책상 앞에 앉아봅시다. 점점 공부량이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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